방학은 아이들에게 휴가입니다. 휴가를 어떻게 보내야하는지 선생님, 부모된 자들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휴가기간중에 직장에 나와서 평소에 부족한 업무를 밤새워 일하는 것을 내일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믿는 자, 이를 종교처럼 신봉하는 자, 방학을 시험점수경쟁력배양의 좋은 기회라고 믿는 자가 혹시 우리가 아닌지 생각해 볼까요.
여행계획도 스스로 세우지 못하고 누군가 '알아서'짜주는대로 여행가는 부모의 모습에서 스스로 일상을 만들고 휴가를 즐겁게 보내는 아이들이 많지 않음이 당연합니다. 방학에 아이들이 집에 머무르게 되는 것을 힘들어하고 귀찮아하는 부모의 모습에서 가정의, 일상의 소중함과 행복함을 몸으로 알아가는 아이들이 소수인 것은 당연합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잘 노는 아이들의 모습에 불안해하고 주머니에 돈찔러주며 길거리로 사교육시장으로 집밖으로 내치는 부모의 비인간적인 모습에서 소통하고 행복을 만들어가는 부모자식간의 관계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누구의 말처럼, 태릉선수촌의 선수와 코치의 관계-메달 따는 것이 유일한 존재이유인-에 다름 아닙니다.
휴가중에만 해야하는 특별한 결재서류가 있는 직장을 상상해 보십시오. 살 맛이 나겠습니까. 방학에 왜 숙제가 있습니까. 아이라서 학생이라서 해야 할 특별한 임무가 있다면, 어른들부터 먼저 합시다. 휴가를 반납하고 휴일도 없이 밤낮으로 집에서 밥도 먹지말고 하루의 대부분을 바깥에서 보내는 생활을 실천합시다.
방학을 온전히 아이들에게 돌려줍시다. 아이들은 어른들 마음대로 휘갈길 수 있는 크레파스가 아닙니다. 방학은 휴가입니다. 창살속의 죄수도 휴일를 이렇게 보내지 않습니다.
오늘이 불행한데 내일의 행복한 그날이 존재하지 않음을 우리 어른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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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아이들에게 돌려줍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