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학원 해외연수 인솔 맡은 학교 교사들
현직 교사들이 사설어학원 후원으로 해외여행에 나서려다 망신만 당했다. 대구 ㅊ초등학교 등 3개 초등학교 교사 3명은 이번주부터 한 달간 호주에서 열리는 학생 어학연수에 동행하기로 했다. 행사를 주관한 어학원 측이 교사 1인당 항공료와 체류비 등 560만원을 전액 지원하는 조건이다. 교사들은 학생인솔을 동행명분으로 내세웠다. 현직 교사가 사설어학원이 주관하는 행사에 학생인솔을 맡은 것이다.
학부모들이 이의를 제기한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참교육학부모회 대구지회는 19일 이번 사태를 학교와 어학원의 유착으로 보고, 철저한 감사를 촉구하는 감사청구서를 시교육청에 제출했다. 시민단체는 이들 교사가 학생의 해외연수를 부추기고 뒤로는 어학원으로부터 잇속을 챙긴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교사들의 해외여행 경비는 당연히 학생들이 지불한 연수경비에서 떼어냈을 것이다. 또 어학원이 버젓이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연수설명회까지 개최한 사실도 드러났다. 학교와 어학원이 구조적인 결탁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대구시교육청은 뒤늦게 진상파악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되레 학교 측을 감싸주는 듯한 인상을 줘 빈축을 사고 있다. 교육청은 “어학원에서 학생들의 실정을 잘 아는 현직 교사들의 동행을 요청해 응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교사들이 참가를 포기하지 않았느냐”라는 말만 늘어놓았다. 교육청의 느슨한 관리 감독과 학교와 어학원의 결탁 속에 학부모만 멍들어 가고 있다.
<대구 | 박태우기자 taewoo@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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