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구미 KEC노동자의 분신에 이어 다시 울산 현대자동차노동자의 분신소식에 마냥 흥겨울 수 없는 요즘입니다. 비정규직-정규직 문제는 무거운 돌덩이마냥 우리들의 머리를 누르고 있습니다.
학교와 가정에서 대개 부모,교사들이 아이들의 '내일의 꿈, 미래, 희망'을 이야기할 때, 아마도 거기에 평범하고 소박한 노동자, 농부의 삶은 없을 것입니다. 도시학교의 학생들이 노동자가 되며, 농촌학교에서 학생이 농민으로 살아가는 것은 매우 당연하고 자연스런 일인진대, 우리 어른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교사들도, 교육정책도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성적으로 줄세우는 교육환경에서 노동자와 농민은 이른바 '루저'들이 가야하는 길이 되고 있습니다.
주변의 많은 학부모들도 노동자와 농민의 삶은 자기 자식과는 무관한 일로 애써 외면합니다. 본인이 노동자와 농민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무한경쟁으로 개인의 물질적 성취와 보여주는 성공에만 집착하는 비정상적인 교육환경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노동자, 농민, 농촌의 상황과 이야기는 먼 나라의 이상한 '해외토픽'에 불과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대개 노동자와 농민으로 살아갑니다. 교실에서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노동과 노동자의 권리, 의미, 삶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내가 갈 길인지 모른다면 오늘날 우리사회의 이런 불평등과 노동자의 분신은 계속되겠지요.
전태일을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자기주변의 환경이 더럽다고 친구보다 더 빨리 먼저 그 곳을 벗어나기 위해 경쟁적으로 혼자서만 발버둥칠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이웃들과 주변을 깨끗이 하기위해 그 속에서 함께 손잡고 노력하는 것이 가치있는 삶이란 것을 말하기 위함입니다. 우리가, 내 아이가 깨어있는 노동자, 농민이 되지 않고는 이런 비극적인 상황은 되풀이되겠지요...
비정규직-정규직 노동자는 모두가 전태일의 동지입니다. 노동자로 살아갈 내 아이도 전태일의 동지입니다.
황성현(참학 대구지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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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로 살아갈 우리 아이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