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반값구매 '어머니의 힘'…성화중 학부모들 입찰설명회까지 열어
대구 북구 복현동 성화중 학부모들이 공동구매라는 카드로 교복의 거품을 뺐다. 신입생 380명 중 260명이 구입한 하복값은 4만7천원. 평균 시장가격 8만원보다 훨씬 싼 값인데다 품질도 유명 브랜드 교복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일등공신은 이 학교 학부모 5명으로 구성된 일명 '교복공동구매 어머니회'(회장 박동주·이하 어머니회). 박 회장은 학기초 학교운영위원회에 '교복공동구매' 안건을 제안했다. 담당 교사는 이 안건에 적극 찬성했고, 뜻이 맞는 학부모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요즘 학생들은 세련되고 인기 연예인이 광고하는 교복을 선호하기 때문에 공동구매에 대한 선입견이 적지 않았어요. 하지만 제가 다른 학교의 교복공동구매 입찰설명회에 일일이 뛰어다니며 방책을 찾자 많은 어머니들이 동참해줬죠." 박 회장은 당시를 회상했다.
어머니회는 마치 내자식 일을 돌보듯 세심하게 일했다. "우선 학교 홈페이지에 교복공동구매 건을 올렸어요. 여러 업체에서이 공고를 보고 문의를 해왔어요."
최종적으로 업체 4곳이 나섰고, 어머니회는 교복 선정을 위한 입찰설명회를 열었다. 평가기준은 업체의 애프터 서비스 등 계약조건, 교복의 품질, 가격 등으로 정했다. 업체 결정은 이날 참석한 80여명의 학부모들이 투표로 정했다. 한 곳이 10여표 차로 지지를 받아 최종 결정됐다.
이 업체는 공동구매한 교복의 수선이 필요할 경우, 직접 학교를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학생들은 오는 5월9일까지 공동구매한 교복을 학교에서 전달받는다.
이번에 공동구매한 하복의 반응이 괜찮으면 향후 동복을 살 때도 이 사업을 추진하고 싶은 것이 박 회장의 바람이다. "일단 공동구매를 해보니 경제적으로 가정에 보탬이 되는 것은 물론, 내 아이 교복을 직접 해입히는 것 같아 뿌듯해요. 교복값에 거품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학교가 많은 것 같아 아쉬워요. 조금만 관심가지면 누구나 해낼 수 있는 일인데…."
2009-04-24 07:24: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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