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학교에 보낸후 느긋한 잠을 청하려고 눈거풀과 씨름하고 있던차에 따르릉 전화소리에 따발총의 총알처럼 튀어나가 전화를 받았다.
부지부장님의 전화요건은 소식지에 책읽은 소감을 한편 적어 보내시란다.
오 마이 갓
독서토론의 중대한 직책을 맡고 있는지라 싫은 소리 한 번 하고 싶어도 부지부장님의 어림없다는 소리에 토요일까지 e-메일로 넣기로 하고
금요일 저녁 보쌈을 준비하면서 냄비에서 물끓는 소리를 배경음악삼아 무엇을 써 볼까
생각했는데.
처음에는 가을도 되고 해서 가슴시린 아닌 중년의 비개인 오후의 햇살처럼 화안한 사랑얘기를 하려고 친구에게 얘기를 했는데 넌 아직도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얘기를 하니라는 소리에 깨갱하고 J.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얘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책의 첫 장에 단 한줄
어머님께 드립니다.
왜 저자가 이렇게 구성했는지 이 책을 다 읽은 후에 이해가 되어 졌다.
이 책은 홀든 콜필드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풀어진다.
형의 얘기 부모님 얘기 죽은 동생의 얘기 학교에서의생활 친구와의 관계등등
꼭 우리 아들이 나에게 이야기를 풀어 놓는 것처럼 느껴져서 한동안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 책은 여러 기관이나 대학교에서 한번은 꼭 읽어 볼만한 추천서 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껴 읽어 보아야겠다고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에 읽게 되어서
억수로 좋았다.
그리고 읽어면서 재미가 있어 연을 쫒는 아이들 이후로 잘 읽어 내려갔다.
이 책은 그 당시 내용들이 에로틱하고 추잡스럽고 지저분하다든가 입에 담아서는 안 되는 언어를 마구 사용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등으로 오클라호마주의 한 고등학교 학부형들은 이 책을 저속한 책이라고 비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이 책이주는 감동은
주인공 홀든의 민감한 감수성과 결벽증을 통해 허위로 가득 찬 사회와 삶의 이면을 조명하는 생생한 화면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이를 사로잡는다.
여동생 피비가 다니는 초등학교 복도에 쓰여 있는 추잡한 낙서와 박물관 미라실의 돌 위에 쓰여져 있는 똑같은 낙서
그가 접하는 속물들과 물욕. 폭력 등이 홀든 콜필드를 분노케 한다.
주인공을 둘러싸고 있는 이러한 지옥이 착한 여동생 피비가 상징하는 천국과 날카로운 대조를 이루면서 남녀노소를 막론한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성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 등등 따뜻한 휴머니즘이 홀든 콜필드를 구원한다.
허위와 불성실을 참지 못 하고 결벽증의 소유자로 보이는 홀든에게 혼탁한 현실은 견디기 어려운 것으로 다가 오는데
이는 샐린저의 사회와의 접촉을 피하고 싶은 정신 세계와도 연결이 되어 있다고 보여진다.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어 어린이들이 절벽 같은데서 떨어지지 않도록 보호하며 살고 싶다고 소망하는 홀든
현실의 삶이 안겨주는 고통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서부로 도피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엔톨리니 선생의 충고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어리지만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피비의 본성에 그의 본성이 동화되어 현실을 너그럽게 수용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순화된 의식의 바닥에 밝게 나타난 거울 같은 본성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비
추기 시작한다.
그는 어째서 갑자기 그런 정신적인 변화가 일어 났는지 깨닫지 못하면서 모든 것이 지닌
아름다움을 관조 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 한다.
캄캄했던 자신의 내면이 갑자기 밝아지면서 울적했던 기분이 깨끗이 걷히는 밝은 행복감을 맛보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끝을 낸다.
이 책을 읽는 중간중간 마다 우리 아들의 얼굴이 생각났다.
너무나 많은 생각 그리고 많은 것들을 느끼면서 정신적으로 성숙해져 가는 이 시기에
오로지 공부에만 전념해야만 하고 머리속에는 공부만 가득 차 있기를 바라는 우리 땅의
교육 현실이 . 우리 아이들이 가여워졌다.
나 또한 엄청난 착각에 사로잡혀 있는 생각을 반성하고 또 반성해야 했다.
다 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한 번은 읽어 볼 만한 책이라 권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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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소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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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