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이제 실천만 남았다(인천일보 칼럼 0701)
무상급식, 이제 실천만 남았다
노 현경 인천시의원
얼마나 놀라운 변화인가. 일 이 년 전 까지만 해도 경기도 교육감의 핵심 공약 중 하나에 불과했던 무상급식문제가 이제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었고, 이번 6.2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대부분의 후보들이 교육 분야 공약으로 제일 먼저 언급할 정도가 되었으니 말이다.
선거는 끝났고 이제 당선자들은 그들이 내세운 공약들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너나할 것 없이 내세운 ‘무상급식’공약에 대하여는 언제 어떠한 방법으로 실현할 것인지 보다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만일 과거처럼 수많은 공약을 ‘당선용 공약’으로만 내세우고 당선 후에는 이런 저런 현실적인 핑계를 대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쉽게 내팽겨 버린다면 곧 엄중한 국민의 저항과 심판을 받을 것이다.
인천시교육예산을 심의해온 교육위원 의정활동 경험으로 볼 때, 무상급식은 예산의 문제라기보다는 교육감이나 시도 지자체장의 ‘의지의 문제’라 본다. 불요불급한 낭비성, 전시성 예산을 과감히 없애고, 각종 부풀려진 공사비와 방만한 거품예산을 걷어내고 그 사이에 드러나지 않은 교육비리나 부조리만 제대로 걸러내도 얼마든지 우리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은 실시할 수 있다.
하지만 무상급식을 주요 교육공약으로 내세웠던 후보자들 가운데도 실현방법과 정도에서는 다소 입장차들이 있다. 다시 말해, ‘전면적 실시’와 ‘단계적 실시’로 나눠져 있다. 필자가 보는 ‘무상급식’ 쟁점의 핵심은 두 가지이다.
첫째, 무상급식의 범위이다. 즉, 초중고 어느 단계까지 할 것인가와 어느 계층까지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다시 말해 의무 무상교육과 연계한 보편적 교육복지로 보고 의무교육 대상자 전체에게 할 것인가 아니면 선택적 교육복지로 접근하여 기초생활수급대상자나 차상위계층 자녀 또는 상대적으로 가정형편이 더 어려운 학생들만을 선별적으로 할 것인가 일 것이다.
둘째, 예산문제이다.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 자료에 의하면, 초, 중, 고교와 특수학교를 포함해 전체학생의 97.7%가 급식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 중 13% 수준인 97만 명에게 무상급식(중식지원)이 제공되고 있다. 또 의무교육 대상인 초, 중학교 548만 명을 대상으로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한다면, 연간 1조 9,662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고등학생까지 확대할 경우 2조 8,509억 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이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가 또 하나의 쟁점인 것이다.
인천의 경우 2010년 현재 총 41만4538명을 대상으로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할 경우, 급식일수 180일, 급식단가 초 1,900원, 중․고 2,600원을 기준으로 계상하면 1,962억1천3백만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현재 시교육청에서 지원하는 인건비 및 운영비 등 205억6천6백만 원, 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우수농산물 지원비 43억8천7백만 원, 저소득층자녀 중식지원비 221억3천7백만 원을 제외하면 추가로 1,491억2천3백만 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이다.
향후 3년 간 연차적으로 초․중․고 무상급식을 실시할 경우는, 1차년도에 초등학생만 대상으로 하면 805억, 2차년도 중학생까지 확대할 경우 1,373억 원, 3차년도 초․중․고 전체학생 을 대상으로 하면 1,962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학교에 급식이 도입된 지 십여 년이 지났다. 학교급식이 오늘 날과 같은 발전된 모습을 갖추기까지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과 노력이 있었다. 처음에는 도시락 싸는 것에서 해방된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만족하였다. 이후 전국적으로 대부분의 학교에서 급식이 실시 완성단계에 이르러서는 ‘학교급식의 질’을 높이려는 목소리가 커져 갔다.
이제는 ‘무상급식’이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는 단계까지 왔다. 전면 무상급식 실현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많겠지만, ‘학교급식도 교육이고,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라는 헌법에 기초한 국민의식이 높아졌기에, 건강하고 발전적인 방향의 무상급식이 실현될 날이 곧 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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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일보 칼럼 0701]무상급식, 이제 실천만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