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보장-교권침해 교육계 갈등 확산
[뉴스프리즘]학생인권조례 추진
2010년 11월 03일 (수) 21:38:48 하주화 usjh@ulsanpress.net
울산지역 학생에 대한 체벌금지와 두발·복장 자유 등을 골자로 하는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촉구하기 위한 시민모임이 발족됐다. 경기도교육청이 해당조례를 제정한데 이어 서울시교육청이 체벌을 금지하면서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싸고 급격히 뜨거워진 논란과 진통이 울산에서도 재현될 조짐이다.
체벌금지·복장자유 조례제정 촉구 시민모임 발족
이달중 교육감 면담…내달 토론회·서명운동 전개
"교사 지도의욕 상실·학습권 침해" 우려 목소리도
▲ 3일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시민모임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울산학생인권조례제정 시민모임 발족
'울산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3일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은 일방적 훈육과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인권의 주체"라며 "학생이 인권을 보장받고 우리가 꿈꾸어 온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울산학생인권조례 제정에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에는 전교조울산지부, 참교육학부모회울산지부를 비롯한 18개 교육·사회단체와 진보정당, 이선철, 정찬모, 이은영 등 교육의원이 동참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추진할 '울산학생인권조례안'을 발표했다. 조례안에는 체벌 전면 금지, 강제 야간자율학습·보충수업 금지, 두발·복장의 규제 금지, 임의적인 교내외 학교 행사 및 종교행사 참여 강요 금지, 학생의 휴대전화 등 개인물품소지에 대한 관리 금지 등이 포함됐다.
시민모임은 이달 중 교육감 면담을 거쳐 12월 지역순회 토론회, 학생인권침해사례 조사, 서명운동, 학술대회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학생의 74% 조례제정 필요
시민모임은 "밖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학교 측의 억압으로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이로인해 지역 일부 중학교에서 두발자유 시위가 열렸고 학교가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내홍이 발생하거나 학교와 학부모 간 갈등이 돌출되고 있다"며 조례제정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또 이 때문에 지역 학생의 70% 이상이 인권조례제정을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모임은 지난 지난 9월 지역 학생 5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인권에 대한 의식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응답자중 382명(74%)이 조례제정을 찬성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은 '학교에서 학생 인권이 어느 정도 보장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213명(41.3%)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학생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시급히 개선돼야 할 사항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방학 중 보충수업 및 자율학습의 선택권 보장'이라고 답한 학생이 246명(17.6%)으로 가장 많았고 '입시경쟁 해소'(229명·16.3%), '학교 의사 결정에의 참여 보장'(124명·8.9%), '개인정보 공개 및 유출 방지대책 강구'(119명·8.5%) 등 순서로 응답했다.
학생인권 과제(복수 응답)로는 '성적과 용모, 가정형편에 따른 차별금지'와 '두발과 복장규제의 완화'가 각 314명·12.3%로 가장 많았고, '왕따 등 집단 괴롭힘 금지'(264명·10.4%)가 다음으로 많았다.
＃교권침해 등 양산 부작용
보수성향의 교원단체나 학부모들은 교권 침해나 시기 상조 등의 이유를 들어 이에 반대하고 있어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공방이 불가피하고, 이는 자칫 사회갈등으로도 확산될 우려를 낳고 있다.
울산교총 차명석 회장은 "학생의 인권 존중도 좋지만 책임과 의무도 중요하다"며 "그렇지 않아도 일부 되바라진 학생들의 교권침해가 심각한 상황인데 학생의 본분을 벗어난 행위까지 용인할 경우 학교는 무방비 상태에 빠질 수 밖에 없다"며 반박했다. 그는 "앞서 관련 조례를 제정하거나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와 서울은 이 때문에 교사들이 아예 지도의욕을 상실하는 등 말썽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자기주장만 강하게 앞세우는 학생을 지도할 실질적인 대안 없이 학생인권조례를 언급하는 것은 성급하며, 오히려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를 유발할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달 5일 학생인권조례를 공포했으며, 진보교육감을 둔 서울, 전남 등 나머지 5개 시·도교육청에서도 조례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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