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공립특수학교 설립할 것”
지난 4월 말, 교과부에 학교 인가 신청
장애인단체, “학교운영 함께 논의해야”
김영대 기자zero@siminsori.com
공립특수학교 설립 움직임이 일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이 지적·정서 장애 학생들을 위한 공립학교를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아직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재정지원 승인이 나지 않았지만 장애인 단체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광주시교육청은 250억 원을 들여 34학급 규모의 공립특수학교 설립 계획을 지난 4월말 교과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내용이 지난달 29일 시교육청에서 열린 특수학교발전협의회에서 공개 돼 장애인단체들이 반색하는 분위기다. 장애인단체에서는 구체적인 학교 설립과 운영에 대한 공청회를 5월말이나 6월 중에 열 계획이다.
▲ 광주지역에 특수학교는 광산구에 4곳, 남구에 1곳이 있다. 이 때문에 시교육청에서는 북구에 공립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장애인 단체는 특수학교 설립과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하고 있다. 사진은 선명학교 야경.
장애인단체들은 인화학교 사태 이후 줄곧 공립특수학교 설립을 관계기관에 요구해 왔지만 번번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해 들어야 했다. 예산 확보와 특수교사 수급이 어렵다는 이유였지만 무엇보다 광주지역에 특수학교가 5곳이나 있어 불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시교육청이 갑자기 입장을 바꾼 이유는 뭘까. 김성균 시교육청 교육행정지원과 행정사무관은 “5곳의 특수학교가 광산구와 남구에 집중돼 있어 상대적으로 북구와 동구에 거주하는 장애 학생들이 불편해했다”며 “공립특수학교가 북구에 설립되면 특수학교의 적절한 분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에서 제출한 서류는 교과부 실사를 통해 특수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검토한 후 최종 결정된다. 교과부로부터 설립인가가 날 경우 2010년도에 예산이 반영돼 2012년도 경에는 개교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올해 가을쯤 가부 결정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애인단체들은 공립특수학교 설립을 반기면서 “이왕 짓겠다면 어떤 학교를 지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우철 광주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법으로 정해진 학급당 학생 인원수에 맞는 교육환경이 되려면 학교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며 “청각·시각·정신지체·정서장애 학생들이 함께 다닐 수 있는 통합형 학교가 좋을지, 교육청에서 신청한 지적·정서장애 학생들만 다니는 학교로 할 것인지, 또 반 편성과 전공과는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민자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당시 옮겨갈 다른 특수학교가 없어 고통스러웠다”고 환영의 뜻을 밝히고 “이번 특수학교 설립이 교사들에 대한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사무관은 “장애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위해 공립특수학교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통합형 학교로 가는 것이 맞으나 현재 광주 선명, 선광학교가 과대·과밀하기 때문에 이를 먼저 해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과부의 재정지원 승인이 나지 않더라도 끝까지 설득해 어떻게든 학교를 설립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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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육청 공립특수학교 설립할 것-시민의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