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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4 16:14:45

박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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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으로 가다 - 명사십리

울음을 머금은 모래가 십리나 펼쳐져 있다는 곳 명사십리.

세월과 함께 밀려오는 파도와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원교 이광사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그의 집안은 왕실의 후손으로 대대로 고관을 배출한 명문이며 소론세력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경종 독살 사건으로 인해 영조 때 노론정권에 밀려 부친과 백부가 유배되고

그후 부친은 유배지에서 병사하고 그의 부인은 자결을 하며 온 집안이 풍비박산이 난다.

23년의 유배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완도에서 죽음을 맞게 되어

그의 죽음이 어찌나 원통한지 십리에 걸친 해변의 모래도 울음을 토한다 하여

그곳을 명사십리라 이름하게 되었다.

"모래가 안 우는데요?"

언제나 그랬듯 우리의 아이들은 비극보다는 지금의 삶을 즐기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바다를 보자 달려들어 파도와 씨름을 하는 녀석 , 모래에 들러붙어 땅을 파는 녀석,

원교의 원통함은 잠시 내려놓는다.

애들보다 더 재미있게 놀았던 서모모 선생님도 아마 그랬을 거다.

이렇게 해서 해남땅을 밟은 우리의 역사기행은 오늘 또 한페이지를 접었다.

	해도해도 너무 한’ 학교 공사 -광주드림 '펌'-	사무국	2010/09/15

해남으로 가다 - 미황사

박신희

2010/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