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조사도 없이 설계… 특정업체 자재 구매 강요…
학교 시설공사를 둘러싼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 현장 실사를 하지 않고 설계를 하는가 하면 내역서와 설계도면이 틀리는 일은 예삿일이다. 교육청이 특정업체의 자재를 특정하는 바람에 자재구입시 높은 단가로 구입해야 할 때도 있다. 학교 시설공사를 맡은 전문건설업체들이 겪는 고초다.
14일 대한전문건설협회 광주시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18일까지 광주시 교육청과 동·서부교육청, 산하 학교에서 발주한 시설공사 중 274건을 표본으로 공사비 적정성 여부 등을 조사한 결과 40여 건의 크고 작은 문제점이 노출됐다.
한 업체는 설계도면과 내역서가 틀리고 내역서에 누락됐음에도 불구, 도급자에게 추가공사를 요구해 낙찰가의 10% 이상을 추가 부담해야 했다. 또 다른 업체도 준공을 빌미로 내역서에 없는 추가공사를 강요받기도 했다.
A학교에서는 현장 실사도 없이 설계가 이뤄져 공사부지가 설계도면과 50% 이상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고, B교에서는 신기술·특허로 설계돼 90% 이상이 특정업체에 시공권이 넘어가 정작 낙찰업체는 이윤이 남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C업체는 교육청이 시방서 및 설계도면상에 특정사 제품의 품명과 규격을 명시해 타사 제품 사용이 불가능했고, 이 탓에 공사를 기한 내 맞추지 못했다. D업체 역시 교육청이 특정업체의 자재 지정제품을 선정하는 바람에 자재 구입시 높은 단가로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교육청이 선정한 자재 생산업체가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을 요구했지만, 교육청이 특정한 탓에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밖에도 발주처 공무원과 신기술 등록업체가 사전 협의 후 공사를 고지하는 경우를 비롯해 △설계도면에서 누락된 공사 서비스 시공 요구 △특정업체 독점 시공 △소액공사 감리 누락 △행사 등의 이유로 무리한 준공 요구 △연계된 공정 마감부문 미 반영 △짧은 공기에 중복 공사 등도 시정돼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학교시설공사 대부분이 7000만 원 이하 소액 수의계약이다보니 발주처가 단가를 임의대로 적용해 현장 수량과 설계상 수량이 맞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추가 공사 요구도 끊이질 않고 있다”며 “업체 입장에선 인건비와 재료비를 빼고 나면 적자보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3년 전 시교육청에 이 같은 현장의 볼멘소리를 전달했으나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중소 건설사들의 생존 차원에서라도 일선 교육기관의 관행은 고쳐져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7년 전문건설협회의 ‘학교시설공사 문제점 개선 건의’로 시교육청이 각급학교에 건의사항에 대한 시정 개선을 통보했지만, 여전히 관행이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시 교육청 관계자는 “대형 공사가 아닌 소액 관급공사에서 주로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며 “일선 학교에서 전문 기술이나 꼼꼼한 검토도 없이 목적사업비를 집행하다보니 발생한 문제인 만큼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해 개선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홍성장 기자 hong@gjdrea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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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해도 너무 한’ 학교 공사 -광주드림 '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