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조합 `자정’ 진심인가
어제 “청탁·금품제공 않겠다” 결의대회 후
비리제보자 처벌 투표…순수성 의심케
교구납품시 뒷돈 제공 등 교육계 비리의 한 축으로 지목돼 온 광주·전남가구공업협동조합(이하 가구조합)이 26일 송하동 조합사무실에서 그릇된 관행을 근절하겠다는 자정결의를 했다.
`제품수주를 위해 청탁 및 금품제공 않겠다’는 것과 `중국산 등 수입품을 납품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뼈대다.
사실상 준 쪽에서 뒷돈의 존재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되는데,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받아왔던 쪽의 양심선언도 뒤따라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물론 가구조합 측은 행사의 의미를 “일부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전체적 반성을 담은 자리”라고 연막을 쳤다. 가구조합에는 80여 광주·전남 교구납품업체가 가입돼 있다.
하지만 이날 가구조합의 자정결의대회는 비리 제보자 색출과 처벌을 위한 투표로 이어져 `부정부패 근절’ 의지의 진정성을 의심받게 했다.
이날 언론사를 불러놓고 이뤄진 결의대회 후 가구조합은 회원들만 참석시킨 가운데 현안 토의에 들어가 조합문서 유출에 대한 조사·고발 여부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2002년 1월부터 2005년 7월까지 조합의 계약·배정 및 대금지급 등을 담은 자료가 유출돼 조합이 소송·보도 등 여러가지 문제에 직면했다며 책임을 묻겠다는 것.
하지만 이 자료는 `단체수의계약운용규칙’에 따라 마땅히 공개돼야 했다. 물론 가구조합도 이런 원칙을 지켰지만 내용은 진실하지 않은 이중장부였다. 특정업체에 물량을 집중시켜 줘 `조합은 물품별로 물량배정기준과 생산조합원 간의 연간배정비율을 산정한 기준표에 따라야 한다’는 규칙을 지키지 못한 조합이 불법을 저질렀던 것.
(조합이 숨겼던) 특정업체에 배정이 편중된 실제 장부가 어떤 이유로 유출됐고, 소외된 몇몇 업체가 이를 근거로 올 3월 가구조합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조합 측이 문제를 삼은 것이 이 대목이다.
김선규 이사장은 “이중장부를 기록한 것은 사실이고, 이에 대해선 사법처리를 받았다”면서 “이 문제와는 별개로, 조합의 정식적인 결재라인을 거치지 않고 (장부가) 공개되고 유출된 것에 대해선 책임을 묻는 게 당연하다”고 밝혔다.
또 “조합 내부자의 관여없인 이뤄질 수 없는 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내부고발자 색출과 처벌이 주목적임을 숨기지 않았다.
가구조합은 이날 유출자 조사와 고발여부를 투표에 부쳤고, 조합원들은 조합의 뜻대로 찬성쪽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 측은 “이날 투표에 참가하지 않은 회원들의 의견까지 들어 이사회에서 최종적인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수사기관에 문서 무단유출자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것으로 결론지어질 것”이라는 것이 조합 관계자의 전망이다.
하지만 이 과정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다.
“구태를 벗고 앞으로는 잘 하겠다는 결의를 하는 마당에 과거의 부끄러운 일은 반성의 대상이지, 드러나게 했다고 처벌 운운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가구업자는 “자정결의의 순수성이 의심된다”고 따끔하게 일침을 놨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
|
|
자유게시판
132
7
6
가구조합 자정 진심인가-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