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발규정 만들기에 학생 참여
신가중 사례 참고할 만
두발·복장 등 학교현장에서의 단속에 학생들 저항이 심한 것은 규정을 만들 때 그들의 참여가 배제된 탓이 크다.
“학생들의 인권을 생각하고 토의해서 정해야 하는데 학생들의 의견은 들어보지도 않고 선생님들이 임의적으로 만든 것”이라는 불신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 급 학교에서는 인권위의 권고 등을 이유로 규정 제정시 학생들의 참여를 시도하고 있으나 흉내내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설문조사 결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거나, 학부모나 교사들의 목소리를 앞세워 학생들 주장을 묵살해 버리기 쉬운 것.
이런 현실에서 광산구 신가중학교(교장 김선호)가 두발·복장 등 규정을 학생들과 토의해서 규정한 것은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이 학교는 지난 9월15일 ‘학생 두발·용의 규정에 관한 선포식’을 가졌다.
이 선포식에 이르기까지 학생·교사들은 단위별로 수많은 토론회를 열었다. 학생들은 학급별 토론회를 거쳐 대의원대회를 통해 의견을 모았다. 교사들도 교사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았다. 학부모들의 의견도 들었다. 시험기간 감독으로 참여하기 위해 나온 학부모들에게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요구한 것.
이렇게 해서 첫 번째 안이 만들어졌다. 이 안은 다시 학생·교사·학부모 삼자토론회를 통해 개정안으로 완성됐다.
가장 관심사인 두발규제와 관련 여학생은 완전자율화를 이뤘고, 남학생은 뒷머리가 옷깃에 닿지 않는 정도로 정리됐다.
개정 전 남학생은 ‘스포츠형’, 여학생은 ‘머리카락 끝부분이 양 어깨선에 닿지 않고 길면 검정밴드로 묶는다’는 규정에 비하면 큰 진전을 이룬 것이다.
학생들과 교사들은 찬반투표에서 이 개정안을 압도적으로 지지, 학생 용의 규정을 통과시켰다.
이 학교 3학년 민예나양은 <광주교사신문> 기고를 통해 “비록 100%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우리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한 안이고, 입학당시 규정과 비교하면 두발자유와 다를 바 없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민양의 글은 “자신이 선택한 일을 책임을 다해 실천학 것”이라며 “규정 준수”에 대한 다짐으로 끝맺었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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