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 교육계를 들쑤셔놓은 신설학교 납품비리 파동 후 각 급 학교에서 조달·수의계약이 근절되면서 비용절감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시교육청이 권유하고 있는 경쟁입찰이 일반화되면서 가격과 계약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있는 것. 결국 가격 거품과 이를 바탕으로 한 뒷돈 관행 등 납품비리가 투명하지 못한 계약구조에 기생해왔음을 보여주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1일 시교육청과 업자들에 따르면 최근 교구나 기자재를 구매하려는 학교들이 거의 경쟁입찰로 돌아서고 있다.
이전에 주로 활용해 왔던 각종 조합을 통한 단체수의계약과 조달청 제작구매를 대신하고 있는 것. 이는 납품비리가 불거진 후 시교육청이 대책(지난 9월21일)으로 내놓은 `조달구매·단체수의계약 지양’의 실천효과다.
때문에 조달청이 운영하는 국가종합전자조달 사이트인 나라장터(www.g2b.go.kr)엔 이 지역 학교들이 구매를 요청한 경쟁입찰이 증가하고 있다.
한 교구업자는 “급식 등과는 달리 교구는 경쟁입찰보다는 가구조합을 통한 수의계약이 대부분이었다”면서 “경쟁입찰이 본격화되면서 특정업체가 독식하는 옛 구조는 이제 불가능해지게 됐다”고 전망했다.
경쟁이 일반화되면서 입찰가도 대폭 하향됐다.
실제로 ㅂ중이 도서관 리모델링 사업을 위해 참여업체를 경쟁시킨 결과 학교측이 추정한 가격(1400여 만원)보다 30% 이상이 싼 900여 만원에 업체가 선정됐다.
ㄱ초등의 경우엔 특별실 물품구매를 위해 경쟁입찰을 공고했다. 학교측이 추정한 가액은 2600여 만원. 하지만 이 납품을 맡겠다고 나선 업체의 최저가는 1600여 만원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학교측으로 봐서는 1000여 만원의 예산을 절감한 셈이다.
ㅂ중 행정실 ㄱ씨는 “추정가액은 다른 업체들에게 견적을 줘서 받아본 결과”라면서 “경쟁입찰 결과 이 정도의 차액이 발생하리라곤 예상치 못했다”고 놀라워 했다.
우려도 있다. 최저가가 경쟁력이 되면서 제품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하지만 ㄱ씨는 “업체들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납품하겠다고 나서진 않았을 것”이라면서 “검수를 제대로 해 사양서와 다른 제품이 납품되지 않도록 감시하면 될 것”이라고 나름의 대책을 제시했다.
업체 측도 큰 불만이 없는 눈치다. 다른 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전의 이익구조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 뒷돈을 건넬 이유도 없으며 구조도 안된다는 것이다. 즉 인터넷을 통해서만 업자가 선정되기 때문에 계약 이전에 교장·행정실장 등 관리자들을 만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납품과 관련된 고질적인 관행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일부 업자들은 “소낙비는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도입된 경쟁입찰이 어느 순간 예전의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여전히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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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 구매 `경쟁입찰’로 예산 절감· 뒷돈 사라져 -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