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 불법 미니게임기 판쳐
학교 앞 문구사 등에 설치된 미니게임기가 초등생들의 사행심을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다. 또 현행법상 2대까지만 설치가 가능토록 돼 있으나 대부분의 학교앞에 이를 훨씬 넘는 수의 게임기들이 설치돼 있어 불법이 판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성인용과 다를바 없는 사행심을 조장하는 게임기도 작동하고 있어 초등학생들이 어려서부터 도박에 노출돼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청소년위원회가 전국에 실태 파악을 지시했고, 광주에선 전남지방경찰청 주관하에 광주시·광주시교육청·5개 자치구 등 유관기관 합동점검이 17일까지 실시되고 있다.
15일 전남도경 생활계 관계자에 따르면 “초등학교 앞에 설치돼 있는 게임기 중에는 100원 짜리 동전을 넣으면 메달이 나오고 이를 문구점에 가져가면 물품으로 바꿔주거나, 기계와 묵찌빠 게임을 해서 이기면 두 배를 딸 수 있는 방식의 게임기도 있다”면서 “이는 우연에 의해서 승패가 좌우되며 재물의 득실로 이어지므로 사행성 게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14일 광주지역 몇몇 초등학교 부근 문구사·수퍼마켓 등을 둘러본 결과 거의 모든 학교 앞에 미니게임기들이 설치돼 있었다. 실태파악에 나선 동부교육청 관계자 역시 “(동부)관내 50여 곳의 모든 초등학교 앞에 게임기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 말할 정도.
문제는 이들 게임기중 `사행성’이 얼마나 되는 지 실태파악이 어렵다는 것. 광주시내 150여 초등학교 주변을 샅샅이 훑어야 한다는 결론인데, 경찰·구청 모두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경품을 제공하는 것은 `음반비디오및 게임물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음비법)에 의해 사행성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는 자치구의 한계를 넘어 경찰의 단속권한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떠넘겼다. 하지만 경찰에선 게임장 등록·허가는 자치구의 소관이라며 단속에 동원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눈치다.
실태파악과 이에 따른 조치가 쉽지 않아 보이는 대목이다.
미니게임기의 불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합법적인 게임기라도 등록된 오락장이 아닌 곳에서는 2대까지만 설치가 가능토록 돼 있다.
물론 사행성 미니게임기는 설치 자체가 안됨은 당연하다.
하지만 거의 모든 문방구에 설치된 미니게임기는 3대를 넘고, 많게는 6대에 이르렀다. 결국 초등학교 주변에 불법이 이토록 만연하도록 단속관청은 뭐했느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단속권을 갖고 있는 구청에서 연초에 정기적인 점검을 실시해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150개가 넘는 초등학교를 각 구청 업무담당 한 사람에게 맡겨두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고 한계를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17일까지 실태를 파악해 보고하면 정부차원의 대책이 이뤄질 것으로 안다”고 윗선의 조치를 기대했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06-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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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사행성 `쑤욱쑥’ -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