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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2 16:29: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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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부사무처 |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는 한 사교육비 대책 효과 거두지 못할 것." - 한국교육연구소 이종태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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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는 한 사교육비 대책 효과 거두지 못할 것." - 한국교육연구소 이종태 소장
YTN FM '강성옥의 출발 새아침' (오전 06:00~08:00)
강성옥 앵커 ( 이하 앵커 ) : 교육과학기술부가 오는 2014학년도 수능부터 시험과목을 2과목 줄이고 초중고교의 교과군도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학부모들의 사교육비도 줄이고 학생들의 과도한 학습부담도 줄이겠다는 것인데 과연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오히려 대통령의 한마디 질책에 허겁지겁 여려 대책을 쏟아내는 모습에서 원칙없는 교육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요, 한국교육연구소 이종태 소장 연결해서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한국교육연구소 이종태 소장 ( 이하 이종태 ) : 네, 안녕하세요?
앵커 : 한국교육연구소는 어떤 단체인지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종태 : 1989년에 당시 전교조가 만들어진 과정에서 정부와 교육 현장의 교사들하고 상당히 갈등이 심했지 않습니까? 그 때 진보적인 학자들 중심으로 이론과 현장의 실천을 결합하면서 한국 사회에 진보적인 교육 이론을 생산해내자는 뜻으로 만들어진 사단법인 단체입니다.
앵커 :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응시하는 2014학년도 수능부터 사회, 과학탐구 과목을 4과목에서 2과목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이 나왔는데요, 학업부담과 사교육비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에서 볼 때 핵심을 제대로 짚었다고 보십니까?
☎ 이종태 : 일단은 그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줄인다고 하는 취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방식에서는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는데요, 그동안에도 수능 과목을 줄이면서 대학 입학하는 학생들이 자기가 선택한 전공에서 필요로 하는 교과목을 듣지도 않은 채 입학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그래서 기초학력 부족이라는 대학의 푸념들이 많이 섞여 나왔었는데, 학생들이 보통 교육 기관에 얼마만큼 폭넓은 지식을 접하게 하느냐는 문제가 하나 있고, 다른 하나는 과연 중·고등학교 과정에서 대학 수학능력을 제대로 습득하게 하느냐 이 두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는데, 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좀 더 학생들에게 폭넓은 영역의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 부여할 것이냐,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시험을 안 보면 공부 안 해도 된다는 것이 완연해 있는데, 중·고등학교 교육과정 운영에서 시험을 보지 않더라도, 예컨대 외국에서는 Pass or Fail이라든지, 또는 그냥 그런 것을 부여하지 않더라도 나름대로 학생들이 흥미있게 그 과목을 이수할 수 있는 여건이 준비되어있는데, 어떻게 우리도 그런 준비를 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하나 있고, 우리나라 대학에 이상한 풍습이 하나 있는데 학생들을 고등학교 때 이수한 과목에 상관없이 뽑아놓고 나중에 준비가 안됐다고 불평을 한단 말이죠. 외국의 경우에는 우리 과, 우리 계열에 오려면 어떤 어떤 과목은 필히 이수해야 된다, 그리고 그것의 성적은 얼마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요건이 있거든요. 그런 대학 입시 정책이나 대학 나름의 전형 방법에서 보완책이 함께 마련되지 않는다고 하면 상당히 부도덕한, 말하자면 시험과목 위주로 공부해서 3~4 과목만 공부해서 점수 잘 받으면 된다 하는 교육의 왜곡 현상을 가져올 우려가 농후한 것이죠.
앵커 : 현재 국어, 사회, 수학, 도덕, 과학 등 10과목인 초·중학교 과목도 7개로 줄이겠다는 계획도 나왔습니다. 물론 학생들의 어깨가 좀 가벼워지는 것 같아서 반갑긴 한데, 사교육비 절감 효과가 있을지?
☎ 이종태 : 사교육비 절감에 관해서 제 생각에는, 지금 우리나라 사교육비를 주도하는 것은 국·영·수 구조에서도 영·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기타 과목을 몇 가지 줄인다고 해서 사교육비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요. 그리고 외국의 학생들이 하루, 또는 일주일에 학습하는 교과목이 우리보다 훨씬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 까지 똑같이 소수 과목만 배우는 것은 아니거든요. 이를테면 올 해 어떤 과목을 배웠으면 내년에는 다른 과목을 배운다는 것이죠. 학교에서의 시간 편성에서 학생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교과목 수를 줄이기는 하는데, 전체 학년 동안 배우는 교과목이 5~6개에 국한되느냐, 그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국민공통 기본교육과정이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똑같이 10과목이라는 것인데, 이런 획일적인 제도를 바꿔야지요. 그러니까 중학교 2학년 때 어떤 과목을 배웠으면 3학년 때는 다른 과목을 배운다든지 하는 변화가 필요한 것이고, 또 하나는 학생들이 적어도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교 때부터는 일부 과목에 대해서는 선택할 수 있게 해서 국가에서 제공하는 국가 교육 과정상의 10과목은 필수라고 저는 보는데, 이것이 어떻게 기술적으로 동일한 기간에 학생들이 학습하는 교과목 수를 줄여주느냐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두부 자르듯이 획일적으로 10과목 7과목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굉장히 저급한 정책이고 실제 효과가 학생들한테 편협한 지식만을 습득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앵커 : 이번 교과부 대책에는 내신절대평가 문제도 결론 없이 유보됐는데요, 이 문제에 대한 파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요 소장님은 이 문제 어떻게 보십니까?
☎ 이종태 : 이것은 사실 기술적인 문제고 경험적인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기는 한데, 그 방안의 취지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나라 학생들의 사교육비를 유발하는 요인이 몇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그 중에서 내신 성적을 올리기 위한 부담이 제일 크고, 그것이 사교육비에 가장 큰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판단한 것 같고, 그래서 고등학교 1학년 내신이라도 반영하지 않게 되면 적어도 1학년만큼이라도 편하게 지낼 수 있지 않겠느냐 이런 취지라고 보는데요, 원칙적으로 학생들을 고등학교 1학년부터 3년 내내 입시 부담에 시달리게 만드는 것을 줄여주는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내신이 어떤 방식으로 산출되느냐 하는 것을 봐야 되는데, 원칙적으로 학원에서 공부한 결과를 가지고 수능을 잘 봐서 대학 가는 것보다 학교에서 착실히 공부한 결과를 가지고 대학을 가는 것이 원칙적으로는 옳은 일이죠. 그런데 지금은 그 내신조차도 과외에 의존해서 올려야 하고, 그것은 우리나라 객관식 평가 제도라든지, 국가교육과정상에 있는 교과목을 학교에서 배우지 않고 학원에서만 배워도 학교 내신을 잘 받을 수 있는 잘못된 평가 제도에 있는 것인데, 학생들 평가하는 방식이나 제도를 함께 바꾸려는 노력, 지금 절대평가 제도를 도입한다고 하는 것도 그런 일안이라고 보는데, 종합적인 접근이 함께 모색되지 않고 하나만 달랑 놓고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 이야기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고, 현재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교육 대책이라든지 입시 정책의 변화는 다분히, 그러한 충분한 검토 없이, 경험적인 검토 없이 즉흥적으로 써내는 상당히 우려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앵커 : '밤 10시 이후 학원 교습 금지'는 이번에도 거의 거론되지 않았는데요, 사교육시장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 이종태 : 누구나 그렇게 생각 할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10시 이후, 11시 이후에 학원에서, 심지어 새벽까지 아이들을 잡아놓고 교육시키는 것은 비교육적일 뿐만 아니라 장래 우리 아이들의 신체, 정신건강 이런 것을 생각하면 득보다는 실이 훨씬 큰 방식이거든요. 그것은 저는 정말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법적으로 금지한다고 해서 제대로 금지되느냐, 지금도 많은 시·도교육청에서 조례로는 금지하고 있거든요? 실효성이 없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사회적 합의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정부가 힘들지만 노력을 해서 사회적으로 하지 말자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될 것이고, 그 다음에는, 결국 우리나라 사교육 업자들도 지금 실제 교육 공무원에 있는 분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종사한다고 하는데, 이것을 일거에 다 문 닫게 한다는 것도 사회적으로 건강한 일이 아니라고 보고요, 지금 아이들을 10시, 11시까지 잡아놓고 나서 심야 교습을 금지한다는 얘기는 사교육에 종사하는 분들을 문 닫고 굶어라 하는 얘기나 마찬가지거든요. 그런 정책과 함께 아이들도 최소한 몇 시 이후에는 학교에 남아있지 않게 한다든지, 아이들에게도 사교육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고 권리가 있는 것인데, 그것 역시도 한 가지만 보지 말고 여러 측면에서 종합적인 대책이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생각입니다.
앵커 :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사교육비와 관련해서 안병만 교과부 장관을 질책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에 교과부가 부랴부랴 여러 가지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래도 국민들이 전반적으로 보기에는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대책은 아닌 것 같다는 평가들이 많은 것 같은데, 근원적인 차원에서 사교육비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이종태 : 저는 두, 세 가지 측면을 지적하고 싶은데요, 우선 이명박 정부의 사교육비 절감은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이, 현 정부의 기조는 누가 뭐래도 자율과 경쟁입니다. 이것은 결국 능력에 따라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인데, 누가 뭐래도 사교육비를 자극하고 확대할 가능성이 농후한 정책이죠. 그래서 이미 인수 이후 그런 경향이 나타났던 것이고, 실질적으로 통계청 발표에서 사교육비가 4.3% 증가했던 것인데, 원래 공약에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정부 초반에도 교육 과학 기술부의 공식적인 목표로 제시한 상태에서 사교육비가 늘어난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겠죠. 그래서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는데, 기조를 바꾸지 않는 한 그러한 대책들이 사실상 거의 효과를 거두지 못 할 것이다, 이것을 확신하는 바이고요, 두 번째는 사교육비 대책은 좀 더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다 사교육비 줄이겠다고 했는데 다 실패했습니다. 자꾸만 단기적인 정책에 집착하기 때문에 그런데, 이것은 우리나라 공교육 제도의 체질이 바뀌면서 서서히 없어져야 할 것이지 사교육비를 없애겠다고 소리를 높인다고 해도 어떤 정부도 줄일 수 없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이종태 : 예, 고맙습니다.
앵커 : 지금까지 한국 교육 연구소 이종태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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