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힘드시지요? 어떤 심정이실지 공감이 갑니다. 이런 일이 닥치면 만사가 오직 이 한 가지 생각으로 가득차서 모든 것에 기운을 잃고 자식 키운 보람이 뭔가 싶을 만큼 회한이 들고는 합니다. 더구나 중3이면 한 학기 지나 곧 경쟁이 치열해지는 고등학생이 되니 더더욱 그러실 듯합니다.
자녀가 중학교 입학 후 학습만이 아니라 수행평가도 대충해서 메우는 습관이 생긴 듯합니다. 부모님들은 자녀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예전처럼 지도하시거나 학습을 관리하시면 어지간히 성적을 유지하리라고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지도 내용이 실제 자녀의 전반적인 생활에는 10%도 근접하지 못한다고 봐야 합니다. 이 시기는 하루하루 변화무쌍한 경험을 하는데 부모와 자녀의 대화가 수월하지 못한 사회 이다보니 부모도 자녀도 경험을 털어 놓거나 깊은 대화를 하지 못합니다. 아울러, 자신의 변화에 대해 누구도 간섭하지 않기를 바라는 비밀을 간직하는 시기입니다. 그런 습관이 생긴 배경을 파악하기 힘든 시기라는 말씀입니다.
중학교 입학 후 학교생활이 전반적으로 어땠는지요? 말씀하신 것은 주요과목 성적과 수행평가 과제물 제출 뿐이셔서 친구관계나 학교생활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공부를 안 한 이유가 핵심이지만 공부를 하기 싫어진 배경이 있지 않을까요? 교사와 갈등이 얼핏 거론되었는데 이 일이 계기가 된 것일 수 있습니다. 또한 친구들을 폭 넓게 사귀게 되고 pc방에 가서 놀다오는 등 뭔가 해방감을 느끼고 싶은 상태가 되었을 겁니다. 이제는 초등학생이 아니니까 이 정도는 내가 통제하고 알아서 할 수 있는 나이라는 생각이 드는 시기이고 따분한 공부보다는 새로운 세계가 더 흥미롭고 관심을 갖게 됩니다. 공부와 시험은 결과가 나오는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공부 외의 세계는 경쟁도, 성적 같은 결과물도 필요 없는 세계이므로 당연히 더 흥미롭지요.
하지만 근본적으로 내가 공부를 왜 해야 할까?하는 자발적 동기유발이 안되었다고 봅니다. 부모님이 지도해 주신 초등학교까지는 나이나 신체적으로 아직 부모님의 뜻을 거부할 수 없었고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스스로 인지하지 않아도 따라 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스스로 자신의 성숙은 느끼는데 동시에 수반 되어야 하는 '왜 공부를 하지? 난 뭘 좋아 하지? 그걸 위해서 공부 좀 해야 되지 않나?' 하는 학습 동기유발은 따라오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것은 야단을 치거나 훈계하셔서 해결되기는 어렵습니다. 오로지 주요과목 성적만이 평가 잣대인 우리 교육체제에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파악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맹목적으로 공부에 매진하기에는 한계가 올 수 밖에 없습니다. 학교가 아닌 진로고민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전문 상담을 하시거나 스스로 학습동기가 생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하면서 자녀의 생각을 들어보시고 해결책을 함께 찾으실 때입니다. 그리고 성적만이 아니라 친구관계와 교사들과의 관계 혹은 교칙준수 등 자녀의 생활에 대해서 담임교사 면담을 권합니다. 자녀의 생활을 세심하게 살피시고 학습동기를 유발해줄 수 방법도 일단 담임교사나 학교 상담교사와 면담하신 후 그 안에서 방안을 찾지 못하시면 그분들께 전문기관을 추천받아 진로상담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또는 좀 더 기다려주시고 올 겨울 방학에는 고등학교 학업을 위해 매진하기로 한 번 더 여유를 주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학습방법을 모르는 것은 아닌듯하니 기회를 한 번 더 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또한, 부모님께 혼난 기억밖에 없다는 말과 부모님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말은 자녀가 하고 싶은 말의 핵심일 수 있습니다. 부모님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자녀들은 훨씬 더 예민하게 자주 상처받을 뿐 아니라 한번 경험한 결과를 기준으로 모든 일을 구분 짓는 특성이 있습니다. 사춘기의 자아 형성 시기는 그렇게 자신의 가치관을 만들면서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힘드시겠지만 좀 더 부모님이 기다리면서 긍정적인 기회를 주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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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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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중 3 아들 교육에대한 상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