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중등학교 교육과정개정안에 대한 우리의 입장
필수과목을 늘리는 선택중심교육과정 개선안에 반대하며,
학생들의 과목 선택을 보장하는 대책을 촉구한다.
지난 2월 23일 교육부는 선택중심교육과정 개선을 골자로 하는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개정안을 발표하였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고교생들의 현행 5개 선택과목군(인문·사회, 과학·기술, 예·체능, 외국어·교양)을 △국어·도덕·사회 △수학·과학, 기술·가정 △체육 △음악·미술 △외국어 △교양 등 6개 과목 군으로 나누어 고등학교 2,3학년의 선택중심교육과정에서 체육이 필수과목이 되었으며, 음악, 미술 중 하나가 필수화되었다.
우리는 선택중심교육과정에 학생들의 선택권이 축소되고 필수교과가 늘어나는데 대하여 반대하며, 학생의 입장보다 이해집단의 압력이 더욱 중시된 결과라고 판단하고 이러한 사태에 대해 개탄한다.
그동안 우리 학부모들은 7차교육과정상의 선택중심교육과정에서 학생의 선택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고 있음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져왔다.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게 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고안된 선택중심교육과정이 그 존재의미가 무색하도록 운영되는 일들이 학교현장에서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었다.
몇가지 예를 들어 본다면, 교련교사가 있는 학교에서는 학생들은 자신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교련을 수강해야 했고, 제2외국어도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해당학교 교사가 전공한 외국어를 선택해야만 했으나 정작 자신이 배우고 싶은 과목은 개설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였다. 수능에서 특정과목의 시험을 치르고 싶어도 학교에서 개설해주지 않으면 울며 겨자 먹기로 사교육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특정영역에 관심이 있고 그 방면으로 진로를 정하고 싶은 학생들이 그 과목을 공부하고자 해도 학교에서 학생선택에 따라 과목을 개설해주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선택중심교육과정은 10년의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 후 고등학교 2학년 3학년 학생들이 앞으로 자신의 진로를 계획하고, 관련 과목을 자신이 주체적으로 선택하여 수강하게 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교육적으로 매우 중대한 의미를 갖는것이며, 이러한 과목 선택권은 기본적으로 학생의 권리이기도하다.
그러나 그동안 선택중심교육과정의 과목선택은 교사의 수급과 교육행정의 편의를 위한 교육당국의 선택이었을 뿐이었다. 선택과목은 있으되 학생들이 실제로 선택할 수 없는 허울뿐인 선택중심교육과정이었던 셈이다.
이러한 점에서 교육과정의 개정은 학생들의 선택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정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의 교육과정개정안은 학생, 학부모의 바램과는 반대로 과목 관련 집단의 압력에 의해 필수과목이 늘어나는 방식으로 개악된 데 대하여 학부모들은 개탄한다.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이 되지 못하고 과목관련 집단의 이익을 위하여 학생들이 도구가 되어 있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판단한다.
체육과 음악, 미술중의 하나를 필수로 하자는 선택 과목 군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음악, 미술, 체육을 비롯한 특정과목이 중요 하냐 중요하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의 선택권의 문제이다.
우리는 체육 뿐 만 아니라 음악, 미술을 비롯한 예술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예술에 대한 학습을 획일적으로 강제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예술의 정신에 부합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개정안에서 학생들이 진로계획을 하고 그에 따르는 교과목을 선택하고 수강하는 것을 보장하지 못하면서, 교육과정개정안의 내용에 진로교육의 내용을 넣겠다는 것은 탁상공론식 발상이며, 참으로 설득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우리는 학생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필수과목을 늘리는 방식의 선택중심교육과정 개선안을 개선안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는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과목선택이 가능한 선택중심교육과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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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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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개정안에 대한 우리의 입장(성명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