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을 무력화하는 주요대학의 입시안에 대해 우려한다.
고려대에 이어 지난 12일 연세대, 서강대가 수학능력시험만으로 상당수 학생들을 우선 선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2008년도 입시 전형안을 발표하였다. 고려대는 정시모집 일반 전형의 65%안팎을, 연세대의 경우 예.체능계등 일부계열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정시모집의 50%를, 서강대의 경우 정시모집의 30%를 수능 3개 영역성적만으로 우선 선발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우리는 이번 입시안이 내신에서 불리한 특목고 학생이나, 학군이 좋은지역 학생들을 위한 것으로, 2008년 내신중심 대입안 자체를 무력화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심각하게 우려한다.
대학들은 수능, 논술, 내신 한가지만 잘해도 대학을 갈수 있도록 수험생의 부담을 들어주려 하였다고 이번 입시안을 설명하고 있으나, 연세대의 경우 수능성적 우선선발이 일반전형의 50%임에 반하여 1차에서 내신을 주로 보는 교과성적우수자 특별전형의 인원은 단지 250명에 불과하다. 이는 내신으로도 대학을 갈수 있다는 말을 무색하게 하는 생색내기에 불과한 것이다.
우리는 내신중심 대입안이 정착되기를 바란다. 우리회의 회원자녀들 중에는 수능성적이 내신성적 보다 더 잘 나오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회의 입장을 정리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은 이유는 개인의 유,불리를 떠나 아이들의 수년간의 학교의 기록이 가장 중요한 기록으로 평가되는 것이 교육의 합리이고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이들을 죽음의 트라이앵글에서 벗어나게 하는 일은 논술이나, 수능의 비중을 대폭 줄이고, 아이들이 자신이 사는 곳에서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경쟁하게 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처한 조건을 떠나서 무차별적으로 전국단위로 경쟁하라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일이다. 지역과 계층과 공교육체제와 과정을 완전히 배제한 전국단위 시험이 아이들을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는 것은 교육적으로 온당하지 못한 일이다.
아이들이 자신의 학교에서 수년간 어떻게 공부하고 경쟁하였는지의 과정의 기록을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전국의 모든 아이들을 무차별로 경쟁하게 하는 단 한번의 시험을 강화하려는 대학의 태도는 참으로 지성적이지 못한 태도이다.
그동안 수능이 등급화되어 변별력이 없어졌으므로 대학별 논술고사를 시행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을 끈질기게 해온 대학들이 수능만으로도 정시모집의 50%이상을 뽑겠다는 것은 그동안의 주장이 진실되지 못하였다는 것을 여실하게 보여주었다.
특목고 진학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특목고 입시 과열 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크면 지방의 학부모들은 대도시로, 대도시 학부모들은 또 학군 좋은 곳으로 이사가야 한다는 강박감으로 고통스럽다. 이러한 때에 특목고 학생의 진학을 보장하고 내신을 무력화하는 이러한 입시안은 특목고 진학, 좋은 학군집중을 더욱 부채질 할 것이다.
주요대학들이 전국을 논술 사교육 열풍으로 몰아가더니, 이제 특목고 입시 시장을 더욱 비대하게 만들고 있다. 참으로 대학의 사회적 책무성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는 일이다.
고교등급제, 비교내신제, 대학별 논술, 수능 우선 선발발표 등의 대학들의 일련의 시도들은 공교육체제의 고교 내신을 결코 그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교사양성을 책임지고 있고, 사회의 지대한 관심 속에 성장한 대학들이 공교육의 기록에 대해 이러한 태도를 취해도 되는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
우리는 이번 대학의 입시안은 우리의 대학의 지성의 수준과 사회적 책무성의 수준이 어느 정도 인가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대학의 자성을 촉구한다.
2007년 3월 13일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구지부(대구참교육학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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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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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을 무력화하는 주요대학의 입시안에 대해 우려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