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염색을 하지 않으면 봐 주기 힘든 늙은이(?)들이 모여서 가끔씩 이른 아침시간에 영화를 보고 점심을 먹는다. 영화보고 점심 먹으면 만원이 든다고 ‘만원의 행복’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이번엔 맘마미아를 보기로 했다.
저녁 늦게 갑자기 문자가 왔다. 맘마미아가 노래만하고 재미없다는데 ‘신기전’을 보자느니 ‘영화는 영화다’를 보자느니...
안 된다고 했다. 대강의 줄거리를 보건데 취향이 아니라고...
그런데도 한참을 문자가 오고가고 아침에 영화관 앞에서 또다시 장고 끝에 결정했다.
음악이 나오는데 벌써 익숙하다. 많이 듣던 곡이다.
음악에 참으로 조애가 깊지 않은 나도 어깨가 들썩인다.
아바의 노래가 영화줄거리의 요소요소에 꼭 맞게 나온다.
지중해의 푸른 바다, 반짝이는 물비늘, 푸른 하늘과 짙푸른 나무들...
엄마와 딸의 애잔함, 아이를 키운 엄마의 마음에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
끝나고 영화의 감동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싶어 끝까지 앉아 있었다.
나오면서 우리 모두는 박수를 쳤다. 뮤지컬이면 일어나서 노래 부르고 박수치며 같이 호흡을 할 수 있었을텐데 그 점은 조금 아쉬웠다.
“감동적이다. 신나고 상쾌하고 깔끔하다. 우리나이에 꼭 맞는 영화다. 20대의 딸과 보거나 여자 친구끼리 봐야하는 영화다.” 하다가 지중해의 그 바닷가 호텔을 당장 갈 것처럼 어딘지 알아봐야 된다고 야단법석이다. 이 기세로 보면 곧 내일이라도 떠날 것 같다.
점심메뉴는 금방일치가 되었다. 동태탕으로...
남편과 영화를 미리 본 상담실장이 점심은 같이 먹겠다며 식당으로 와서
“영화가 별로 재미 없었제”했다가 4사람한테 집중공격을 당했다.
“그렇게 감정이 없노~, 딸이 없어서 그러나~,도대체 사람이 그렇게 메마르노~”
모든 사람이 똑 같이 감동을 받아야하는 것처럼 난리다.
사무실로 왔다.
겨우 차 한 잔 마시고 우리는 정신없이 일에 파묻혔다.
오후 3시부터 있는 교육청의 중요한 회의 자료를 검토하고 논의하느라 분주했고,
연이어 생방송으로 30분간 대담프로에 나갈 자료를 만들고,
힘든 상담을 논의하고, 또 찾아오는 사람도 만나고....
언제 맘마미아를 봤던가??
우리는 바로 전쟁에 돌입했다.
그래도 행복했다.
뜻을 같이하는 좋은 사람들이 있고, 우리가 하는 일이 올바르다는 신념이 있고,
아득한 결과에 힘이 빠지기도 하지만,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고 또 언젠가는 수고한 만큼 달라지는 날이 있으리라 기대하면서 오늘도 우리는 서로에게서 힘을 얻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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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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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의 행복-맘마미아를 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