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소모임 |
|
 |
 |
|
|
 |
2010-04-29 14:46:35 |
|
|
 소연 |
 바다.jpg (25.7 KB), Download : 338 |
 파도앞에서 버티기- 3월 도서 '파도 ' 감상문입니다 |
|
|
파도앞에서 버티기
파도라는 책을 수주 전에 읽었는데 꽤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다. 뭔가 메모를 남겨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독서모임의 읽을 거리로 선택된 이 책의 긴 제목은 너무 멀리나간 교실 실험 ' 파도' 이다. 책은 대화체로 쉽게 씌어져 빠른 시간에 읽어내려 갈 수 있다. 앉은 자리에서 금방 다 읽었는데 계속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뭔가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교실 실험을 통해 우리속의 나찌즘을 보여주고자 하는 과정을 적은 책인데, 처음에는 실험으로 시작되었지만 나중에는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열열히 집단주의에 빠져드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그들은 파도 단원으로 이름만 바뀐 청소년 나찌 단원들 처럼 행동한다. 이 책은 교사조차도 그 파도 같은 흐름에 휩쓸리기도 하는 모습....그리고 그 속에서 '이건 아니다'라며 본능적으로 경보음을 울려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집단주의의 그 안정감과 열열함에서 벗어났을때 마치 자신의 초라한 속살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같은 부끄러움, 그리고 열광 후의 허탈함을 보여준다 . 저자는 나찌즘과 파시즘은 흘러가버린 역사가 아니라 우리속에 또아리를 틀고 있으며, 언제라도 반복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나는 우리속에 또 우리 사회속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집단주의 , 독재에 대한 향수, 물신 숭배, 우상숭배, 학벌 숭배, 지역주의에의 집착 같은 것들이 파도라는 책 속에 등장하는 파도단원들의 의식과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물신이든 우상이든 집단이든 그것들에 자신을 빼앗기고 나서 마치 자신이 그 속에서 강해지고, 고상해지고, 높아지는 것 같은 망상에 빠지게 되지..... 엘리뜨 주의에 빠지면 마치 자기가 엘리트가 된 듯하고, 독재자에게 자기를 빼앗기면 자신이 그 독재자처럼 강한 인간이 된 것처럼 착각에 빠지고.......소설 파도에서 처럼 학교에서 힘들어하던 아이가 파도단원으로서 근사하게 다시 태어나는 것 처럼....
나는 가끔 차안에서 노래를 엄청나게 크게 틀어놓고 그 노래를 따라하다보면 그 가수의 근사한 노래가 마치 내가 부르는 노래인것처럼 착각에 빠질때가 있다. 가수의 소리가 엄청 커지면 그렇게 느껴지게 된다. 나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우리에게 끊임 없이 밀려오는 갖가지 파도 앞에서 그것에 쉽게 슬쩍 올라타서는 안된다고 스스로 경보음을 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깊은 생각도 아니고, 교육도 아니고 그저 철저하게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 질 수 있는 용기 같은 것이 아닐까 ? 그리고 어느 힘에도 의지하지 않고 오직 혼자 있을 수 있는 용기같은 것......
차안에서 크게 틀어둔 음악의 볼륨을 줄이고 나의 노래를 들으면 참 너무 못하고 초라하고 부끄럽다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내가 다음 생에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나는 꼭 락 가수로 태어나고 싶다) 나의 초라함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용기 , 있는 그대로 나 스스로에게 직면 할 수 있는 용기 같은 것이 우리를 어디에도 휩쓸리지 않게 우리자신으로 버티게 하는 것이 아닐까? 파도라는 책을 읽고 나서 그런 생각이 자꾸 들었다. 오랫동안......
|
|
|
|
|
|
|
|
98
5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