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소모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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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9 14:50: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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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연 |
 나와_너.jpg (61.2 KB), Download : 358 |
 하루종일 책만 읽었다 -마틴 부버의 '나와 너' 를 읽고나서 썼던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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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밤늦게 들어온다고 해서, 나도 하루종일 온전한 내 시간을 갖고 싶어, 마음먹고 내 하루 일정을 모두 비웠다.
그리고 집에서 종일 책읽는 일만 했다.
한 자리에 앉아서.....신발 한번 신지 않고...수퍼도 가지 않고, 쓰레기 버리러 나가지도 않고 .......
조금 고단해지면 커피 한잔 타서 마시면서 읽고, 눈이 뻑뻑해지면 안경벗고 음악 들으면서 기지개를 한번하고 읽었다
마틴부버의 '나와 너' 라는 책인데, 이 책은 나와 몇몇 사람들이 한달에 한번씩 모여서 책 이야기를 하는 독서모임에서 읽을 거리로 정해진 것이다.
온종일 읽으니 하루만에 한권을 다 읽겠다.
오래된 책이고 그리 친절하게 씌어진 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루종일 부버와 만남을 한 것 처럼 느끼기기에는 충분하였다.
그의 명료한 지적에 '아이고~~'하고 감탄하였고, 그의 어려운 말투에 '쉽게 말해도 되겠구만 뭐 그리 어렵게 말해요?'하고 타박하였다. 그의 사상의 깊이에 숙연해지다가 또 어떨땐 ' 맞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라고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그의 추상적이고 장황한 설명에 '아!! 남들이 어렵다 해도 난 알아 듣겠어요. 당신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난 알겠어요' 라고 하였다.
신에 대한 부버의 생각을 보면서 ' 신이 우상이 되어 있는 현시대에 그와 같은 말을 해야할 신학자가 진짜 있어야 하는데 이런 사람이 없는 건지, 모두 숨어있는 건지...'라고 한탄하였다.
어떨땐 ' 아~~이 말은 도통 모르겠어요. 글 쓰는 사람은 좀 친절할 필요가 있어요' 라고 그에게 훈계하였다.
무엇보다 그는 끊임 없이 나로 하여금 나의 무언가를 자꾸만 들여다보게 하였다.
나는 '살아있는 관계'를 생각했다. 그리고 영혼을 가진 인간이기에 포기할 수 없는 꿈을 보았다. 그리고 나의 생각과, 관념이 물건 즉 '그것'이 되어 있었던 경험을 돌아보았다. 움직이는 대화......살아있는 관계......신........ 그리고 나의 삶과 사회운동을 생각했다.
나는 부버의 책을 보면서 그와 대화를 한것 처럼 느껴졌다.
"'말씀'은 형식이 생명을 간직하고 있는 동안에는 활동하고, 형식이 생명을 잃고 있는 동안에는 널리 사람들 사이에 확산된다" ....그의 말에 나는 울컥하는 위로를 느꼈다. 인간을 노예화하는 시대, 그 시대에 바로 말씀은 널리 확산된다고(기가 막혀서 말씀도 죽어버리는 것이 아니라).......그것이 말씀의 행로라는 그의 신념에 기대고 싶어졌다.
아침에 책을 펼때 베란다 왼쪽에 떠 있던 해가 어느새 오른쪽으로 기울어지고 이내 컴컴해졌다 형광등 불을 밝히고 또 밤 늦도록 그와 함께 하는데 뭔가 설레기도 하고, 충만하기도 한 그런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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