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고 교사채용 잡음
“누구는 뽑지 말라, 누구는 뽑아라”
`참사람 교육’을 목표로 삼고,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학생 중심의 인성교육을 표방해 오고 있는 담양 한빛고등학교가 최근 교사채용 과정에서 관리자의 불합리한 간섭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한 달 반 뜨거웠던 논란은 `기존 채용과정을 백지화하고 절차에 따라 새로 뽑겠다’는 교장의 결단으로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미 서류전형과 면접 등 1·2차 시험을 통과했던 응시자들은 `이유 없는 희생’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함과 동시에 피해 구제를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빛고와 교사·응시자들에 따르면, 이 학교가 최근 국어과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면서 학교장이 일방적으로 특정인을 미는 등 공정한 임용절차를 흐트러뜨렸다.
한빛고는 7월 말 교사채용공고를 내면서 `1년간 기간제로 근무하고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정교사로 임용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접수마감 결과 24명이 응시했고, 이 중 서류심사를 통과한 5명이 최종 면접대상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학교장은 서류전형 14위에 그쳤던 특정인을 면접시험에 포함시키도록 요구한 것을 알려졌다. 결국 6명이 면접대상이 됐다. 교장은 또 서류전형 1·2위에 해당하는 응시자들을 뽑지 말 것을 교감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다행이 면접위원들이 전형의 합리성과 원칙을 내세워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렇게 8월12일 면접 및 시범강의가 진행됐다. 6명 중 응시자 한 명이 불참, 5명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
하지만 약속했던 날짜(8월16일)에 최종합격자 발표가 이뤄지지 않았고, 다음날 `젊은 인재를 발굴하고자 종합적으로 분석·판단하였으나 적격자 없음’이라는 공고가 학교 홈페이지에 떴다.
교장이 끊임없이 특정인을 임용하자고 인사위원들을 설득했지만 먹혀들지 않자 내놓은 결과였다는 것이 면접위원들의 주장이다.
결국 이 학교는 같은 달 17일 기간제(6개월) 교사 임용 공고를 다시 홈페이지에 띄웠다.
하지만 여기서도 교장의 개입은 계속됐다는 증언이다. 응모자가 한 명도 없자 교감에게 지시, 1차 응시자 중 특정인에게만 연락해 서류를 내도록 했다는 것.
인사위원회에선 “2차 응모자 24명에게 똑같은 기회를 주지 않고 어느 한 사람을 지명한 것은 잘못”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교장은 같은 달 30일 특정인을 합격자로 공고했다. 이 합격자는 그후 전후 상황을 전해 듣고 근무를 포기했다.
한바탕 파동을 겪고 난 뒤 교장은 이달 7일 임시 교무회의 석상에서 “기간제 교사 배치 방침을 철회하고, 국어과 교사의 후임 인선을 관련 법규에 따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가 해결된 듯 하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교장은 그 후 각론에 해당하는 교사채용 방식·일정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고 있지 않다.
또 최초 시험 응시자들의 영문도 모르는 탈락과 구제 방안도 학교가 담당할 몫이지만, 이 역시 뚜렷한 입장이 없는 상태다.
<온당한 방법으로 1차와 2차 시험을 치르고도, 공중으로 증발되어 버린 우리의 인격과 노력은 어떠한 방법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지요?> 억울한 탈락자들의 학교를 향한 물음이다.
한편 이 학교 ㅇ교장은 “이미 지난 일이고, 새로 뽑기로 한 이상 더이상 할 말이 없다”고 입을 닫았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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