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특수학교, 넘어야 할 산 많다
교과부 예산 확보·교사 수급 걸림돌
다장애 학생 수용 `통합형’ 건립해야
광주시교육청이 오는 2012년까지 공립특수학교를 신설하겠다고 밝혔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공립특수학교를 예정대로 개교하기 위해서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또 교사 수급도 걸림돌이다. 교과부가 올해 교수-학습 지원 예산을 삭감한데다 교원정원을 동결했기 때문이다.
광주에 공립 특수학교를 신설하는 데 재정확보와 교사 수급이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정신지체·정서장애·청각·시각장애 학생을 수용하는 통합학교(다장애학교)가 아니라는 점이다.
인화학교 사태 이후 청각장애 학생들은 갈 곳이 없었다. 청각장애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공립특수학교가 광주에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인화학교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일부는 학교에 남았고 일부는 자퇴했다. 학교 대신 그룹 홀더 청소년공부방을 선택한 학생들도 있었다. 당시 광주에 통합형 공립특수학교가 있었더라면 인화학교 아이들은 상처를 덜 받았을 것이다.
시교육청이 구상하고 있는 공립 특수학교는 정신지체와 정서장애를 중심으로 한 학교다. 시교육청은 통합형 학교를 신설할 경우 학급 규모가 커 사실상 힘들다는 주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청각, 시각, 정신지체, 정서장애 학생 등 분야별로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특수학교를 신설하는 것이 맞다”면서 “하지만 인화·세광·은혜학교에서도 학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우선 정신지체와 정서장애 분야만 치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시급한 것이 공립특수학교를 신설하는 것”이라며 “우선 과대·과밀 학교 학생을 수용한 뒤 통합형 학교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애인단체와 특수학교 교사들은 이왕 공립특수학교를 짓는다면 정신지체·청각·시각 등 다장애 학생이 한 학교에서 공부하는 통합형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애인교육권연대는 지난달 29일 시교육청에서 열린 특수교육발전협의회에서 공립특수학교를 신설하되 통합형 학교를 요구했었다.
장애인교육권연대 장우철 공동대표는 “공립특수학교를 짓겠다는 것보다 세부적인 안을 마련해 학교를 지어야 한다고 시교육청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일반학교에서 특수학급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도 “최근 특수학교의 흐름은 다장애 학교다”며 “교육청이 판단을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 통합형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은 “교사 정원 및 예산 확보 등을 통해 특수교육법에 제시된 장애학생의 교육권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석호 기자 observe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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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특수학교 넘어야 할 산 많다-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