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점 끝이 없네”
중국산 교구 납품하고/시방서와 실제 물품 다르고
총액구입방식도 문제
조사위원들은 현장조사 첫날인 9일 북구지역 대상학교를 돌며 관계 공무원들에 대한 질문에 이어 비품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산 가구는 물론이고, 시방서와 실제 물품이 다른 사례, 제도상의 문제점 등이 다양하게 지적됐다.
A학교의 경우, 학교운동장에 설치한 시설물들이 같은 시기에 마련한 다른 학교와 가격 차이가 큰 이유가 지적됐다. 축구골대의 경우 A학교에선 150만원이 들었는데, C초교에선 95만원에 납품 받은 것.
또한 이 학교가 체육시설 관련 납품계약을 수의계약으로 하면서 특정업체와 985만원과 261만원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한 배경에, 경쟁입찰을 피하기 위한 게 아니었느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두 번째 조사대상인 B학교에서도 A학교에서 나왔던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반복됐다.
특히 이 학교에선 교장실의 고가 비품 구매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의원들은 교장실 비품구매에 2000만원이 넘는 돈을 지출한데 반해, 1년 도서구입비는 1300만원에 불과하다며 예산낭비의 문제를 지적했다. 더욱이 22개 조사대상 신설학교 교장 책상의 가격이 최저 50만원대에서 최고 260만원에 이르는데, B학교의 책상이 최고가였다.
더 큰 문제는 이 책상마저도 중국산이라는 의혹을 받았다는 것. 폭에서만 10mm의 차이가 날 뿐,나머지는 수입산 가구 상품목록과 거의 비슷했다. 더욱이 교장실 소파의 경우, 실제 규격이 시방서와 최대 60mm 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난 대신, 수입품 상품목록의 제품과는 모양과 규격이 일치했다.
학교에 납품된 물품 대부분 제조업체 이름이 없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이와 관련 한 의원은 “상표 없는 제품은 중국산일 가능성이 높다”며 “도대체 교육청 납품 기준에 상표를 붙이지 말라는 규정이라도 있는 거냐”고 따지기도 했다.
이밖에 A, B학교 공통적으로 총액 구매의 문제와 신설학교 초기 급식이 안되는 구조적 문제점들도 지적됐다. 일부 품목의 경우 총액으로 물품을 구매하는 관행이 있는데, 이는 학교운동장 시설이나 교실 내 비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총액을 미리 정한 뒤 조달청에 그 범위 안에서 물품 조달을 요구하는 것. “집에서 가구를 구입할 때, 가구업자에게 ‘내게 1000만원이 있으니 그 범위 내에서 알아서 넣어 달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는 게 문제를 지적한 의원의 비판이었다.
신설학교에에 들어간 아이들이 개교 후 한 달 가량 급식을 못하는 구조적 문제도 있었다. 급식 탁자와 급식비품 구매 시기의 경우, 9월1일 개교한 A학교의 경우 9월13일에 납품됐고, 3월1일에 개교한 B학교는 3월25일에야 납품이 된 것.
책상과 걸상에는 내구연한이 있는데, 실제 학생수에 맞게 예산을 세움으로써 불요불급한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의원들의 주문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미사용중인 비품의 경우 내년 3월에 개교하는 학교들에서 전환 사용하도록 조치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이광재 기자 jajuy@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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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교구 납품하고 시방서와 실제 물품 다르고-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