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는 이제 7살이며 현재 병설 유치원에 재원중이다.
준 학교나 다름없어 내년이 정말이지 걱정이다.
초등학교를 보내면 일단 '반 대표 엄마'를 뽑는단다.-여기도 그러하지만-
도대체 학급에서 '대표'의 역할이 왜 그렇게 필요한가?
내 생각에는 순전히 학교의 방패막이이자 물주이며 아이들 인성에는 사회적 불평등을 절실히 인식케하는 기구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선생은 대표엄마를 불러 이런 것들이 필요한데 하고 슬쩍 눈치만 보내면 앞장서서 대표엄마가 알아서 사람 불러모으고 돈모으고. 문제가 발생하면 선생은 한발 빼고 엄마들이 알아 설치는 것이 문제라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이야말로 뇌물받은 공무원이 로비한 기업들이 문제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는 학부모를 분열시키는 주요한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으니-
이런 문제에서 대부분의 '엄아'들은 설치는 사람들이 문제다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선생님들이 절대적으로 문제다, 직무유기이며 근무태만이다.
오늘 딸아이 요리실습에 자원봉사로 청한 사람도 없었지만 가봤다.
왜냐면 아이의 요청에 의해 -다른 누구 엄마는 항상 오는데 엄마는 왜 안와-
물론 엄마들이 특별히 자기 아이만을 이뻐하지 않았고 열심히 아이들 대신에 김밥을 싸고 청소를 했다.
애들이 그 김밥을 싸며 얼마나 경험을 쌓고 즐거워 했는 지 잘은 모르겠지만 차라리 그 김밥 싸지 말고 우리 엄마는 언제오나 하는 생각을 않길 바랬다.
학부모 헌장에 우리의 다짐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
자원봉사를 열심히 하자.
왜?
온실의 화초라고 그렇게 걱정들을 하면서 그렇게 학부모가 할 일이 많고 그것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참교육을 위한 길이라 생각하는가. 아니면 우리의 교육현실을 그렇게도 모르는 건지,
-나는 오늘 회원가입을 잘못한 것 아닌가 사이트를 잘못 찾았는 지 의심스럽기 조차 했다.-
물론 좋은 취지 그대로 해석해서 꼭 자원봉사가 필요하다면 선생님이 직접 반아이 전체를 대상으로 공문을 발송하고 그 지원자를 일시적으로 뽑으면 된다. 왜 상시적으로 반 대표 엄마가 있어서 알아서 세를 규합하고 아이들 마음에 멍을 들이는가.-대부분의 자원봉사는 이조직을 통해 이루어 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 선생님들이 얼마나 사도를 지키며 공무에 시달리는 지 모르지만 내가 잠깐 1년간 영국에 있을 때의 경험을 말해본다.
마을에 있는 조그만 초등학교에 우리나라의 운동회 비슷한 행사가 있어 아이가 학교를 다닌 것도 아니었지만 가봤다.
그런데 한 곳에서는 열심히 바베큐소세지를 구워팔며 주민들과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영국이라 운동장에 소세지 파는 사람도
여유가 있어 보이네 했더니 다 선생님들라니 정말이지 놀라웠다.
사먹는 학부모들은 그 앞에서 더 사먹어서 잘 보이겠다고 알랑거리는 사람도 없었고 선생님들은 정말이지 손님들을 위해 정성으로 소스를 챙겨주고 팔았다. 학부형들은 그냥 하나씩 우물거리며 인사도 하고 왜 빨리 못 굽느냐는 질책 은 있었던 것 같다.나중에 그들이 선생님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면 이다지도 교권이 중요한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 이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해 한국에 들어와 반 부대표를 한다는 엄마얘기를 들으니 오늘 운동회에서 자기들이 만든 음식을 학생과 학부형들에게 팔아 무슨 기금을 마련한다든가 사먹었다든가 사줬다든가 뒷 얘기는 잘 기억나질 않는다. 차라리 그 기금은 없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다
교육비 예산이 부족해 어쩔 수 없다면 차라리 없는 환경에서 그리고 좀 지저분하고 좀 못 배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사회의 불신 풍조 조장에 정치보다 더한 것이 교육의 현장이며 그렇게 불신에 가득한 똑똑한(?) 아이들이 나올 우리의 미래가 정말이지 두렵다.
비약이라 과격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흔하게 아줌마들이 모이면 하는 얘기를 옮긴 것 뿐이라 생각한다.
내가 오늘 회원 가입한 이유는 '반 대표를 없애자'는 내 의견에 지지를 얻기위해서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 많기를 부디 바라며.
내가 읽어도 두서는 없지만 많은 동의를 다시 한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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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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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학급에 '대표엄마'를 선출해야 하는가(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