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속 학생복 벗으면 벌점 “너무해”
에너지 절약 속 무더위 극복 2題- ”
에어컨 사용 제한하며 대구 일부 학교 시행
“자율복장 허용” 여론
경북도공무원교육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공무원이 반바지와 샌들 차림으로 교육원 내 쉼터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경북도공무원교육원 제공>
전력난과 이른 무더위에 일선 학교도 비상이 걸렸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무더위와 싸우고, 학교측은 절전을 위한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대구 지역 대부분의 초·중·고교 교실 온도는 30℃를 넘기 일쑤다. 더위를 견디지 못한 학생들은 수업시간에도 부채질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에어컨을 켤 수도 없다. 학교마다 실내 온도가 28℃ 이상일 경우에만 에어컨을 가동할 수 있다는 절전 지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 1월부터 교육용 전기료가 3.5% 인상되면서 빠듯한 학교 운영비로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여기다 일부 학교에선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정을 내세우며 무더위와 시름하는 학생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학생이 교내에서 교복을 벗고 수업을 받으면 벌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학부모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대구지부는 최근 혹서기 학생에게 자율 복장을 허용해 달라고 대구시교육청에 촉구했다.
참교육 학부모회는 “일선 학교가 학생 생활 규정을 세워 반소매 티셔츠를 입거나 교복 상의를 벗지 못하게 하고, 교복 일부를 벗었을 땐 벌점을 매기는 등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도 ‘해도 너무 한다’는 반응이다.
A군(고2년)은 “요즘 고온에다 습도까지 높아 불쾌지수가 높지만 에어컨을 켜주지도 않으면서 교복을 벗지도 못하게 한다. 교실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반바지 등을 입을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학부모회는 학생에게 티셔츠, 반바지 등 자율복장을 하도록 허락하고 냉방기기를 탄력적으로 가동해 면학분위기를 조성해줄 것을 시교육청에 요구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10일 교내에서 반바지(체육복) 등 간편복을 착용할 수 있도록 학교 자율적으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면서도 “하지만 일부 학교장이 지침을 지키지 않는 것 같다. 이른 시일내에 학생이 간편복을 입고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해명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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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자율복장 허용” 여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