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는 시도교육감의 권한을 축소하는
시행규칙을 즉각 철회하라
교육부는 지난 5일 특목고, 자사고 지정 및 지정취소 관련 규정에 대해 교육부장관과 ‘협의해야 한다’를 ‘동의해야 한다’로 바꿔서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을 공포하였다. 이는 지난 해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자사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입학부정, 회계부정, 교육과정 부당운영 등 문제가 드러난 곳을 지정취소한 것에 대해 교육부가 이를 취소하지 못하게 하고 평가지표를 완화하려는 음모가 드러나면서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이는 교육부가 운영상의 문제가 있는 학교를 직접 나서서 비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에 이어 그동안 시도교육감에게 있던 특목고, 자사고 지정취소의 권한을 교육부가 갖겠다고 함으로써 시도교육감을 길들이겠다는 의지까지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바뀐 시행규칙은 시도교육감이 특목고와 자사고 등의 지정취소 여부를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교육부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시도교육감의 권한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또한 평가지표마저 완화되어 사실상 특목고, 자사고 재지정을 위한 평가여부 자체가 무의미해진 결과를 낳았다. 결국 교육부는 평가지표 완화에 이어 시행규칙까지 공포함으로써 진보교육감들의 공통공약인 자사고 폐지와 일반고 살리기 정책에 흠집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또한 교육의 공공성을 우선에 두고 보편적 교육에 힘쓰기보다 학벌을 조장하는 교육시스템을 견고히 지켜가겠다는 반교육적 의지도 드러낸 셈이다.
우리회는 고등학교 유형을 다양화한다는 명분하에 지정목적과는 다르게 성적 상위권 학생들을 싹쓸이하여 왜곡된 입시위주 교육을 하고 있는 자사고, 특목고, 국제고의 폐지는 마땅하고 교육의 공공성을 위해서라도 일반고 역량강화의 중요성을 늘 주장해 왔다. 지난해 당선된 몇몇 교육감들도 일반고 살리기를 공통정책으로 선언하고 이에 대한 실행으로 면밀한 평가를 통해 자사고의 지정취소를 결정하고 일반고로 전환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시도교육감의 권한을 축소하고 교육의 심각한 균열을 일으키는 서열적인 고교체계를 유지시키려는 교육부의 일련의 행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시행규칙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2015년 3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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