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교육부의 공적인 책무성마저 망각한 학교 자율화 3단계 조치에 분노한다
교육부의 학교 자율화 3단계 조치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따갑다. 입시 노동에 혹사당하는 학생들을 생각하면 차라리 교육부에서 아무런 정책이나 발표를 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비단 이러한 생각은 일부 국민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대다수의 목소리이다. 새 정부 들어서 발표되는 교육정책들은 그야말로 학교현장과 서민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과연 정부는 누구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학교를 자율화 하겠다고 하니 참 좋은 말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학교가 심한 규제와 통제로 자율적인 운영이 되지 못하였다는 말인데 이는 일정부분 맞는 말이다. 가장 최근의 사건을 꼽자면 지난 3월 6일 치룬 일제고사다. 초등학교 티를 갓 벗은 어린 중학교 1학년들은 학교 생활에 적응을 하기도 전에 혹독한 시험 경쟁의 맛을 보아야 했다. 그 때 일제고사를 거부할 자율권은 학생과 교사는 물론 학교도 갖지 못했다. 교육감의 권한이었기 때문이다.
학교 자율성 보장은 학생들을 시험 성적으로 줄 세우기 급급한 일제고사등과 같은 시험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학교에 부여하는 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15일 발표한 교육부의 학교 자율화 조치는 해마다 성적 때문에 비관 자살하는 학생들이 줄을 잇는 입시 고통을 부채질하는 자율화 조치이다.
교육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학교 자율화 발표로 앞으로 입시 위주의 교육과 학교의 학원화의 질주를 막아낼 제어장치나 빗장은 완전히 사라졌다. 이제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은 아무런 정부의 보호막 없이 자신이 소유한 경제력이나 정보력을 바탕으로 치열한 입시 약육강식 싸움터에 나서야 한다. 15일 학교 자율화 발표 이후 교육관련 주식이 10%이상 계속 치솟고 있다고 한다.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정부는 누구를 위하여 학교 자율화 발표를 하였는가?
정부가 내세운 학교 자율화는 국민들이 원하는 자율화가 아니다. 이번 학교 자율화 조치는 정부가 공교육 정상화와 학교운영의 투명성을 위하여 마땅히 규제해야 할 정부의 책무를 아무런 책임감 없이 내팽개친 것이다. 15일 발표한 정부의 학교 자율화는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사교육을 학교로 끌어들여서 혹독한 입시 노동시간을 늘리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세계 최저 수면으로 시달리는 학생들의 수면시간을 더 뺏겠다는 것이고 학생들의 인권보다는 시험성적으로 학생들을 분류하고 차별대우하겠다는 전면적인 인권침해 선언이나 다름없다. 더 이상 학교에 학생들의 인권이 존중되고 특성과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교육은 발 디딜 수 없게 될 것이다.
정부의 학교 자율화 조치는 입시 위주의 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자율화 조치이다. 국민들은 입시 위주의 교육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회는 국가가 교육의 공공성을 위하여 가져야 할 책무성과 학교에게 부여해야 할 자율권의 영역마저 구분하지 못하고 쏟아놓는 정부의 단세포적 교육정책에 분노를 넘어선 절망감을 느끼며 공교육의 정상화와 학교운영의 투명성을 위하여 최소한의 규제를 정부가 지켜나가기를 바라며 지난 15일 발표한 학교 자율화 조치를 즉각 철회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2008년 4월 17일
(사)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진주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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