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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부실공사 더 이상 안 된다(인천신문 칼럼0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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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
인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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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5 조회 :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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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부실공사 더 이상 안 된다
노현경-인천시교육위원
예상은 했지만 충격적이다. 지난 4월 인천시교육위원회에서 처음 한 초등학교 교실바닥 부실공사에 대한 문제제기가 발단이 됐다. 이후 필자는 최근 몇 년간 지어진 인천지역 신축 학교 부실공사에 대한 특별감사를 요청했고, 인천시교육청이 초중고 10개 학교를 열흘간 조사한 내용은 말 그대로 부실투성이였다.
감사결과 비KS 바닥자재 사용, 칸막이 코킹 부족 시공, 설계도와 다른 옥상 방수처리 시공, 설계변경에 대한 물가변동 적용액 미회수, 하도급 관리심사 미실시 등이 적발되었다.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교육청은 당시 담당공무원 10명에 ‘경고’, 19명에 ‘주의’ 행정처분을 하였다. 또 부실시공이나 설계와 다르게 부족 시공한 건축업체에는 보완시공을 하게 하였고, 감리 용역업체는 인천시를 통해 행정처분하도록 조치하였다.
10개교 중 두 학교가 비KS 바닥자재를 사용하였다. 이번 감사를 하며 비로소 사용한 바닥재질에 대한 실험이 이뤄졌다. 이들 학교에 사용된 비KS 바닥재가 내마모성에 이상은 없다고 나왔지만, ‘산업표준화법 규정’에 KS제품을 쓰도록 돼 있는데도 안 쓴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이는 학교공사를 하며 제품의 강도가 인정된 KS자재를 쓰지 않는 업체들이 여전히 많음을 의미한다.
또 신축된 지 2년밖에 안 된 부평지역의 두 학교 옥상 방수공사는 우레탄 두께를 2㎜가 아닌 1.5㎜로 시공하여 옥상 여러 군데서 균열이 나타났다. 이런 균열이 바로 누수의 원인이 된다. 그렇다면 건축비는 제대로 관리·집행되었을까. 물가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은 설계변경이 발생하면 정산을 다시 해서 회수해야 함에도 일부 학교가 제대로 계약금액을 회수하지 않았다. 어디 이들 학교뿐이겠는가.
하도급 관리 역시 허술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부실시공을 방지하기 위해 82% 미만으로 하도급을 줄 경우 반드시 심사하도록 한 ‘건설공사 하도급 심사지침’이 있지만, 신축공사 하도급 비율이 82% 미만인 학교들에 대해 당시 관할 교육청은 심사를 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교육청의 주먹구구식 관리로 많은 학교 신축공사는 부실화할 수밖에 없었고, 아무도 관심 갖지 않고 책임지지 않는 느슨함 속에서 아까운 교육예산은 낭비되고 있었다. 이번 감사가 불과 10개 신축 학교만 대상으로, 그것도 눈에 보이는 몇 군데만 조사했을 뿐인데 이 정도 문제가 있었다면 과연 인천 전 지역 다른 학교들까지 확대 조사한다면 얼마나 더 많겠는가.
더욱 놀라운 것은 인천시교육청이 학교공사와 관련해 감사를 자체적으로 실시한 적이 그동안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이다. 학교교육의 내용과 질이 소프트웨어라면 학교건물은 그것을 담는 하드웨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학교는 40만 인천 초중고 학생들이 매일 생활하고 공부하는 공간이 아닌가.
인천에선 최근 개발지역 증가에 따라 거의 매년 10여개 학교를 신축하고 있다. 학교를 신축할 예산이 없어서 몇 년 전부터 민간자본으로 BTL 학교를 지어왔다. 또 원인자부담이란 명목으로 개발사업자들에게 학교를 지어 기부채납토록 하는 것이 오늘의 인천교육 현실이다. 하지만 학교를 더 많이 신축하는 것에만 급급했을 뿐 학교가 제대로 잘 지어지도록 관리하는 데는 소홀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번 신축학교 부실공사 감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처음 시행했지만 이번 감사를 바탕으로 인천시교육청은 신축 학교 부실공사 재발방지를 위한 대안을 새롭게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확고한 의지다. 향후 시교육청은 학교신축 계획 및 설계, 시공사·감리업체선정과 준공 후 AS에 이르기까지 더 철저한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
그런데도 신축학교 시공사의 잘못으로 부실공사가 또 발생하면, ‘부정당업자제재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그런 업체를 학교 등 관급공사 입찰참여에 제한해서라도 학교부실공사를 줄여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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