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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MBC, 김재철 체제로 회귀하나
MBC 차기 사장 선임이 다가오는 가운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문진이 뽑은 최종 4인의 후보에 김재철 잔재세력들이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낙점설’, ‘유력설’마저 제기되고 있는 형국이다. 김재철 시즌 2가 현실화되는 건 아닌지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MBC 사장 선임의 최우선 원칙은 ‘제2의 김재철’은 안 된다는 것이다. MBC 새 사장은 김재철 체제를 청산하고 MBC를 정상화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이것은 김재철 사장이 해임될 때 국민적 합의가 이뤄진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다. 김재철의 아바타가 사장이 돼 김재철 체제를 이어갈 거라면 구태여 그를 해임하고 새 사장을 뽑으려 애쓸 이유가 없다.
최종후보에 오른 안광한 부사장은 김재철 아바타의 대표적인 경우다. 안 부사장은 사장 대행을 맡으면서 “지금까지 지켜 온 가치와 운영방향을 한 치의 흔들림이 없이 지켜나갈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김재철식 경영기조를 적극적으로 유지, 계승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이런 사람이 사장직에 오른다면 극심한 혼란과 파행이 불가피하다. MBC 정상화는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사장 선임의 또 다른 잣대는 지역 MBC의 가치를 이해하고 보장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성은 공영방송 MBC가 구현해야 할 핵심가치 중 하나이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은 지역MBC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훼손했다. 김재철식 강제 통폐합으로 탄생한 ‘MBC경남’에서는 부당해고, 대량징계 등 김재철의 악행들이 고스란히 재연됐다. 당시 김재철을 등에 업고 언론탄압의 선두에 섰던 인물이 최종 후보에 포함됐다는 건 뭔가 단단히 잘못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절대다수 국민들은 공영방송 MBC의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이 새 사장으로 오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투명하고 공개적인 절차를 통해 각계각층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 선임되길 바랐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방문진은 철저히 밀실에서 비공개로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도대체 어떤 기준과 원칙으로 후임 사장을 논의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이러니 ‘누가 이미 낙점되었다’느니, ‘여권 이사들이 뜻을 모았다’느니 하는 식의 뒷말이 무성하다.
이제 이틀 뒤면 국민의 이목이 방문진에 집중될 것이다. 방문진은 최종 결정에 앞서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선임의 이유를 반드시 제시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다수결로 밀어붙이는 일 없이 최대한 합의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방문진 역시 국민적 심판대에 올라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2013년 4월 30일
언론개혁시민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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